이로울 원우(경영공학부 석사과정 20학번)가 재학중에 100만원을 기부했다. 이로울 원우는 장세진 교수님의 책 개정작업에 연구조교로 참여해 받은 활동비 100만원을 전액 기부하며 '경영대학 구성원으로 재학중 기부를 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었다'라며 'KAIST 경영대학이 저를 이끌어주고 제 미래를 응원하듯 이번 기부를 계기로 학교의 발전에 함께하고 미래를 응원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Q1.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경영공학부 기술/조직/전략 석사과정 20학번 이로울 입니다. 지금은 마지막 학기로 연구실에서 졸업논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10대 때부터 다양한 조직에서 연대감과 성취를 경험하며, 사람에 대한 관심이 결합하여 위 전공을 선택했습니다. 입학 전에는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세상에 “이로울” 존재가 되겠다는 포부를 담아 개명을 했습니다. 그런데 KAIST 경영대학 덕분에 제 포부를 구체화할 수 있었고, 이 목표를 달성할 방법에도 확신이 생겼습니다. 저는 자신의 잠재력을 실현하는 개인과 이들을 포용하는 건강한 조직, 그리고 협력하는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졸업 후 교수가 되면 청년들이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직접 가르침을 전하고, 어려움에 처한 조직에 자문을 줄 수 있을 것이며, 사회구성원의 협력을 이끌 기회가 생기리라 기대합니다.
Q2. 재학생 신분으로 100만원이란 금액을 기부해 주셨어요. 기부는 대체로 졸업 후에 사회적으로 성공한 후에 한다는 인식이 많은데 아직 학생인 시기에 어떻게 학교에 기부를 할 생각을 하게 됐는지, 기부에 참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이번 기부 참여는 어떤 관점에서 되돌아보아도 특별한 부분은 없었습니다. KAIST 경영대학의 구성원들은 지위와 역할에 상관없이 기부소식을 들려주었고, 저도 원우들이 기부하는 것을 종종 봐왔기 때문입니다. 작년 가을학기 때 처음 만난 이후로 저를 조교님이라고 부르지만 저에게는 언제나 롤모델인 PMBA 20학번 권태영 원우가 몇 달 전 학교에 1,000만 원을 기부했습니다. 덕분에 저도 기부를 실행에 옮길 수 있었습니다. 기부 참여는 저에게 의미가 크고 주변에 미치는 선한 영향력도 명확한 행동입니다. 졸업 후, 성공한다면, 나중에 등등 가정을 추가할수록 그 뒤에 따르는 기부 실천의 현실성은 떨어진다고 판단했습니다. KAIST 경영대학을 위한 기부는 굳이 이러한 가정이 없어도 실천하고 싶은 가치있는 행동입니다.
기부금은 2021년 여름 장세진 교수님의 저서 <글로벌경영> 제10판 개정작업으로 받은 조교 활동비입니다. KAIST 경영공학부에 입학해서 학부생 때 교과서에서 보던 교수님을 직접 뵐 수 있었고, 존경하는 교수님께서 연구조교 기회를 주신 것 자체가 큰 영광이었습니다. 연구조교 활동 시작 때부터 제 학업역량, 통장잔고, 경험의 축적보다 개정작업이 완벽하게 진행되기만을 바랐습니다. 그리고 연구조교 활동 덕분에 최고로 생산적인 방학을 보냈습니다. 책에 수록할 자료의 신뢰성, 각 단원의 핵심 내용과 예시를 글로 표현할 때의 효율적인 접근법 등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이때의 경험은 고스란히 졸업논문 작성에 대한 자신감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영광스러운 연구조교 활동에 참여해 교수님의 지도를 받고, 체화한 배움을 떠올릴 때마다 통장에 찍힌 잔고를 마주하기 쑥스러웠습니다. 이번 기부 참여는 지식을 추구하며 성장하는 가치만큼은 다른 무언가의 수단으로 전락시키지 않고, 지향하는 바의 순수함을 지키겠다는 확고한 신념을 재확인하는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Q3. 그래도 경영공학 후배사랑 장학금을 선택한 데에는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고 하셨습니다. 어떤 이유가 있으셨나요?
조직행동을 전공으로 선택한 이래로 조직 구성원으로서써 제 행동, 태도 및 위치뿐만 아니라 소속된 조직의 분위기나 역량을 파악하는 데 관심이 커졌습니다. 개인적으로 KAIST 경영대학은 구성원이 되기 전부터 눈길을 끄는 차별화된 조직이었습니다. 저는 학부시절 마지막 1년 반 동안 대학원 강의를 수강하며 경영공학부 박사 출신의 교수님들을 만났습니다. 제가 졸업한 경영학부는 모든 트랙에 KAIST 경영공학부 출신의 교수님이 계셨고, 특히 ‘어떤 대학원에서 공부해야 저 교수님처럼 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은 경영공학부 지원 동기였습니다.
경영공학부 합격 후에는 제자이자 후배가 되었다며 축하해주시고 대학원 생활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당시에 한 교수님께서 모교인 KAIST 경영대학에 기부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졸업 후 몇 십년이 지났는데도 경영공학 후배사랑 장학금으로 내리사랑을 실천하시는 교수님이 정말 멋있었습니다. 제가 지금 기부스토리를 작성하는 장소는 이 교수님께서 공부하셨던 연구실이고, 졸업논문은 책장에 꽂혀 있습니다. 이렇게 입학 전부터 KAIST 경영공학부에 대한 자부심을 가까이에서 보았고, 이제는 저도 함께 느끼고 있습니다. 후배사랑 장학금으로 전해주신 내리사랑이 저를 통해서 코로나가 종식된 후에도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Q4. KAIST 경영대학은 후원자님께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입학 후 첫 학기부터 KAIST 경영대학의 네트워킹을 경험했습니다. MBA 강의인 <국제경영>을 수강했는데, 정말 신세계였어요. 직장 경험도 없고 학부를 갓 졸업한 제 입장에서는 멘토링으로 뵐 것 같은 경력이 탄탄한 원우들과 의견을 나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경영대학의 다양한 학위과정 원우들이 이 강의를 수강해서 팀 프로젝트도 PMBA 원우들과 함께했습니다. 또, 교수님께서 강의 중 글로벌 기업의 사례를 소개하실 때면 꼭 해당 기업에 종사하는 원우들이 생생한 현장의 모습을 공유해줬습니다.
워낙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원우들 덕분에 자연스럽게 교류를 하게 되었고, 지금도 그 때 강의를 수강한 원우들과 모임을 이어오고 있어요. 비단 이 모임뿐만 아니라 KAIST 경영대학의 어떤 네트워킹 그룹이든 공통점은 구성원들이 끊임없이 성과를 내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서로의 관심사, 강의시간에 했던 발표나 질문을 경청하고 기억합니다. 제가 짧게 질문한 주제일지라도 새로운 소식이나 현장에 변화가 생기면 알려주고 자연스럽게 토론을 이어갑니다. 언론만 봐도 KAIST 경영대학 네트워크의 위상을 알 수 있지만, 대외적으로 보이는 것 못지않게 캠퍼스에서도 네트워킹의 강점을 체감합니다. 저는 대인관계에 있어서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고, 서로 통찰을 주고받을 수 있는 상대방을 선호합니다. 지식을 추구하고 궁금한 것은 질문해야 직성이 풀리는 편이고요. 하지만 KAIST 경영대학 밖에서는 저와 비슷한 사람들 혹은 그룹을 찾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심리적 안전감”을 학위논문 주제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대담한 질문과 건설적인 비판이 오가는 일상에서 제가 어떤 질문이나 의견을 말해도 괜찮음을 느꼈기 때문에 네트워킹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습니다. 이렇게 잘 적응하는 스스로가 신기해서 제가 거쳐온 집단과 KAIST 경영대학의 다른 점, 그에 따른 소속감과 네트워킹 참여의지를 비교하게 되었습니다. KAIST 경영대학의 강점 중 포괄적이고 실감나지 않던 것이 네트워킹이었는데, 구성원으로서 네트워킹에 참여하는 지금은 가장 인상적인 부분입니다.
Q5. 기부 소감과 더불어, 마지막으로 혹시라도 기부를 고민중인 분들이 있다면 어떤 얘길 해주고 싶으신가요?
담대한 낙관주의자가 되고 싶지만, 코로나 여파와 바쁜 학교생활이 이어질 때면 냉소적인 제 모습을 발견합니다. 그런데도 KAIST 경영대학이 50년 동안 걸어온 길과 현재를 보면 기부 참여로 창출되는 가치가 얼마나 클지 기대됩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명망 높은 대학평가기관, 대학랭킹을 발표하는 온라인사이트가 대학에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캠퍼스 내 에너지 사용 줄이기, 지역 사회를 돕는 봉사프로그램 등 대학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방법이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혁신을 이끌고, 더 많은 창업자에게 기회를 주는 것처럼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대학이나 기관은 찾기 어렵습니다. 애교심을 덜어내고 보아도 KAIST 경영대학은 우리 사회의 혁신을 이끌만한 역량과 추진력,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갖추고 있습니다. 경영대학은 차별화된 방법으로 사회적 책임을 이어온 동시에 굳은 사명감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올해도 KAIST에 억 단위 기부자 소식과 성공적인 모금사례가 이어졌습니다. 앞선 경우들에 비하면 제 기부금액은 아주 적습니다. 그래도 기부에 참여한 것은 경영대학 구성원으로서 재학 중 기부를 한다는 것의 의미가 컸기 때문입니다. 저는 평소에 봉사활동과 소액기부를 한다는 이유로 저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고 쉽게 평가해왔습니다. 그러나 대학원 재학 중, 도움이 필요한 사각지대나 해결되어야 할 사회문제가 언제나 가까이에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기부참여 동기는 확고했지만 막상 대외협력실에 방문해 기부의사를 밝힐 때까지도 실감이 나지는 않았습니다. 기부금은 제가 졸업한 이후에 쓰일 것이고, 구체적인 사용처나 기부금이 갖는 의미를 크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부금을 전달할 때 대외협력실 선생님들께서 기부동기와 기부금의 의미를 물어봐 주셔서 진지하게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코로나 종식 이후 학회와 각종 학술행사가 개최되는 때 비로소 제 기부금이 후배들의 꿈과 함께 전세계를 누비는 모습을 떠올리면서 큰 기쁨을 느끼고 있습니다.
KAIST 경영대학이 지금도 저를 이끌어 주고 제 미래를 응원하듯 이번 기부를 계기로 저도 학교의 발전에 함께하고, 미래를 응원하겠습니다. 부디 졸업하신 동문님들께도 KAIST 경영대학이 과거의 한 조각으로 머물지 않기를, 재학 중인 원우들도 학교와 함께하는 지금 이 순간이 앞으로도 생생하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기부를 고민하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을 전합니다. 우리의 성취가 곧 학교의 자랑이듯, 학교의 발전이 나에게 갖는 의미를 느껴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져 보셨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